[명견만리]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이들
[명견만리]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이들
서울에 위치한 한 자립관
이곳에는 보육원을 퇴소한 28명의 여성들이 생활하고 있다
24세가 되면 이곳에서 나가야한다.
이들은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으로 인해
보육원에서 생활할 수 밖에 없었다.
“저는 5살, 6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백화점에서
저랑 동생이랑을 버리고 가셔서 그 때부터 보육원 생활하고 왔어요”
학교 끝나고 바로 집으로 와야되고
친구들이랑 좀 놀다 오는 것도 안되고
학부모 참관 수업 때나 이럴 때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오시잖아요
근데 저는 보육원 선생님이 오시니까 젊으셔서
엄마가 맞는지 물어보는 애들이 있었어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모들한테 많이 갈구하는 것도 있고
생활지도 선생님들이 해줄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잖아요
남자 친구는 부모님 다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엄마 아빠 얘기를 하잖아요, 전 말 못하는 거죠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어? 아니야 집에 안 데려다줘도 돼'
계속 그랬어요
사람을 잘 못믿어요. 남자 친구가 무슨 말을 하면
편견을 갖고 계속 차단을 해버려요
누군가랑 살아도 언젠간 '이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불안함이 있어요
'언젠가는 그 사람이 날 버리지 않을까?'
어린 시절 부모의 부재는 이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에도 이들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대전에서 만난 31살 서초롱씨.
2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석 달 전부터 길거리 노숙자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보육원을 퇴소한 뒤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대인 관계가 어려워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머무르지 못했다.
꽃게잡이 일을 그만 둔 뒤 석 달간 노숙생활을 했다.
교통비마저 없는 무일푼이 됐기 때문이다.
춥고 휑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존하다
1년여에 걸친 알콜 중독 치료를 받고서야 이 일이나마 할 수 있었다.
돈을 모았으면 쓸 줄 알아야 되는데 쓸 줄 모르는 거죠
항상 시설에서 모든 것을 관리를 해주다 보니 스스로 돈 관리하는 법도 모르고
어느순간에 돈이 다 빠져나가고 나면
'다시 또 어떻게 모으지'라는 걱정을 해요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사람은 15명이 전부다.
그 가운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부모님의 애정이 없다는 걸 사회생활하면서 많이 느끼죠
사회에 정착을 하게 되면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되는데
자신을 위해 산다는 것에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았어요”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어로 모아봤습니다.
기다림, 포기, 슬픔, 편견, 무시, 불신 등
대부분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보육원 시설들은 아주 좋습니다
위생적이고, 아이들 관리며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보육사들도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애를 씁니다.
하지만 그곳에선 일대일 관계가 맺어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와 가정입니다.
한부모 가족에게 지원되는 비용과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 1명에게 지원되는 금액을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무려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식을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부모에게
15만원이 아닌, 150만원이 지원 됐다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아이는 친부모 밑에서 애정을 듬뿍 받으며 자라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학부모란에 누구를 써야할지 고민하는 일도,
명절에 찾아갈 집이 없어 혼자 눈물짓는 일도 없었을 거고요.
세계는 보육원을 폐쇄하고 있습니다.
아동이 친부모와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힘들 경우 위탁 제도나 입양을 통해 아이들이 가정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제 우리도 가족에 대한 새로운 방정식을 써야 할 때입니다.
[출처]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이들 [명견만리]|
작성자 명견만리